제목 | 신라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오색영롱한 비단벌레 | ||
---|---|---|---|
작성자 | 문화재청 | ||
작성일 | 2011-03-10 | 조회수 | 60 |
급격히 줄어드는 비단벌레 개체수
머리 앞쪽이 넓고 날개 뒤쪽은 좁아 오각형처럼 보인다. 수컷은 겹눈이 튀어나오고 배끝이 삼각형으로 파여 있으며 몸의 양쪽에연한 털이 암컷보다 많다. 비단벌레과 곤충은 전세계에 1만 5,000여 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87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국과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에 걸쳐 폭넓게 분포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비단벌레는 7월 말에서 8월 초에 햇볕이 뜨거운 한낮에 벚나무,느티나무, 팽나무와 같은 오래된 활엽수림을 날아다니면서 짝을 찾는다. 특히 나무 위로 높이 날아다니며 화려한 색깔과 무늬가 빛에 반사되면서 반짝거리는 시각적인 신호로 짝을 찾으며, 짝짓기를 마친 암컷은 애벌레의 먹이가 되는 벚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등의 껍질 틈에 알을 낳는다.
36년 만에 공개된 비단벌레 장식 말안장
유물을 본 순간 한마디로 눈부셨다. 이토록 정밀하게 제작할 수 있었다니 신라시대 장인들의 솜씨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눈길을 끈 유물은 비단벌레 장식 금동 말안장 뒷가리개였다. 이 장식품은 목심 2개를 접합한 뒤 그 위에 백화수피 2겹 정도를깔고 그 위에 세로 방향으로 비단벌레 날개를 촘촘히 깔아 붙였다. 그 위에 금동 맞새김판을 덮고 테두리를 감싸 못으로 고정하였다.
또 하나 눈길을 뗄 수 없었던 것은 비단벌레 장식 금동 말안장 뒷가리개 복원품이었다. 이 복원에는 1,000마리 분의 비단벌레날개가 소요되었다. 비단벌레는 환경부 지정 보호야생동식물중의 하나로서 국내에서 충당하기 어려웠으나, 일본에서 사육에 성공한 비단벌레의 기증을 바탕으로 최광웅(금속공예가)에 의해복원 작업이 이루어졌다.
비단벌레로 장식한 금동 말안장 뒷가리개는 황남대총에서 출토된 이래 보존을위해 수장고 내에서 빛과 차단된 채 높은순도의 글리세린 용액 속에 보관되어 있었다. 비단벌레의 날개는 빛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건조한 상태가 되면 색깔이 변하기 때문이다. 이번 공개는 글리세린 용액에 담겨 있는 상태 그대로 조도를 낮추어(80럭스 이하) 이루어졌다.
일본 유래냐, 한반도 자생이냐 논란
화살통에도 비단벌레를 장식하다
전체가 청동제인 이 장식품은‘ㄱ’자 모양으로 굽은 얇은 판형으로, 일정한 간격을 따라 하트형 구멍을 뚫은 것으로 확인됐다. 비단벌레 날개는 이 하트형 구멍을 가리는 방식으로 장식품 안쪽에다 덧댄것으로 드러났다. 장식품 겉면에는 마름모꼴 금 알갱이를 두 줄로 박아 화려함을 더하고 있다. 화살통 유물 가운데 비단벌레 날개로 장식한 것은 유일하다.
화살통 유물로 가장 유명한 것은 1946년 조사한 경주 호우총 출토품이지만, 신라와 가야지역 고분에서 파편을 포함해 화살통을 부장한 유적이 발견된 곳은 현재까지 100곳을 웃돌고 있다. 오색영롱했을 비단벌레로 장식한 화살통이야말로 신라시대 찬란한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화재라고 할 수 있다.
비단벌레는 고대의 비아그라?
명·청시대 편찬된 중국 광동 지방 지리지인 광동통지 제52권은 금화충이라는 곤충을 소개하면서“녹금선이라고도 하며,길정충이라고도 부르는데 그것을 (옷 같은 곳에) 달고 다니면 사람들을 증미增媚하게 한다”고 말했다.
증미란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여자눈썹을 늘린다는 것으로,달리 표현하면 색욕을 증가시킨다는 뜻이니, 요즘 유행하는 말로‘비아그라’인 셈이다. 대동소이한 내용이 명나라 때 저명한 의사 이시진의 저술 <본초강목> 중의 두 곳에서도 보인다. “금귀자란 곤충은 길정충 종류에 속하는데 미약媚藥이다”라고하는가 하면“길정충은 곤충이니 등 쪽은 진한 녹색이며 딱딱한 껍질 아래에 날개가 있다. 영남의 빈주와 등주 등지에서 난다. 사람이 그것을 잡아 매달고 다니면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 사랑하게 하니 미약이다”라고 했다.
다양한 이름으로 일컫는 이 곤충은 미약이기도 했으며, 한편으로는 옷감 등을 장식하는 데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다. 일본에서는 옥충玉蟲(다마무시)이라고 하며, 한국에서는 비단벌레 라고 불린다.
꾸준한 연구와 보호 대책이 절실하다
비단벌레 보호를 위해 서식지에 대한 꾸준한 조사·연구와 함께 사찰, 지역주민과 함께 보호를 위한 방안들을 협력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 신라시대 화려한 장식물의 재료로 쓰인 비단벌레에 대한 고고학적 연구와 함께 한국 고유의 자연유산으로 길이 보전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실질적이고도 구체적인 보호 대책이 절실하다.
글·이광형 국민일보 문화부 선임기자 사진·문화재청,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 |
'유물에관한사진올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채五彩를 품어 내는 붓끝의 세계 (옮겨온 글) (0) | 2011.04.18 |
---|---|
조선황실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일가의 복식유물 (옮겨온 글) (0) | 2011.03.28 |
조선통신사의 길에서 배우는 소통의 가치 (옮겨온 글) (0) | 2011.03.21 |
경성방송국 개국의 역사와 의미 (옮겨온 글) (0) | 2011.03.21 |
인쇄문화의 꽃 금속활자의 부활 (옮겨온 글) (0) | 2011.03.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