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우리 음악의 미학, 소리를 말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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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화재청 | ||
작성일 | 2011-07-13 | 조회수 | 54 |
소리의 프리즘, 우리 음악의 세계관 형성
이것은 태양의 빛이 무색으로 보이지만 프리즘을 통과한 빛은 여러 색으로 나뉘어 보이는 것과 비교해 볼 수 있다. 여러 색의 빛이 모여 태양의 빛으로 보이듯이, 현재의 한국 전통음악도 이와 같은 모습으로 설명될 수 있다.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형성된 음악, 또 궁중의 최상위 계층, 동반(문반)과 서반(무반)으로 나뉘는 양반, 잡무를 담당했던 중인 계층, 천민(광대, 승려, 무당 등) 등이 향유하거나 연행演行했던 음악들이 오늘날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음악적인 시간, 박자로 우리 음악을 말하다 거문고 독주로 자주 연주되었던 상영산은 1분 30박의 빠르기를 갖고 있다. 거문고는 1박에 1음 또는 2박에 1음을 연주하는데, 줄을 뜯어 연주하는 악기이므로 한 음의 지속시간은 1초 남짓 된다. 1박이 약 2초이고, 1음의 지속 시간은 약 1초이므로 음과 음의 사이에는 1초에서 3초의 단절이 생긴다. 그러나 단절된 듯이 보이는 이 부분은 연주자와 감상자의 마음속에서는 음의 지속으로 채워져 있다. 조선시대 풍속화 중 선비의 초당에 줄 없는 거문고가 걸려 있는 그림이 있다. 이는 화가가 잘못 그린 것이 아니라 선비들의 음악세계를 그대로 그린 것이다. 무현금無絃琴을 벽에 걸고, 거문고를 보는 것만으로도 선비의 마음속에는 이전에 들었던 거문고 가락이 생생하게 살아나는 것이다. 또 이것은 한국화에서 바탕색을 모두 칠하지 않고 여백을 비워두어 감상자로 하여금 채울 수 있게 하는 것과 비교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음악의 아름다움은 여백에서 찾을 수 있다.
민요를 비롯한 많은 음악은 3박의 구조를 갖고 있으며, 흥겨운 느낌을 준다. 일본과 중국의 음악이 2박 혹은 4박의 구조를 갖고 있음에 비해 3박 구조는 한국음악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3박은 2박과 1박으로 나뉘며, 그 확대형은 5박(3박과 2박), 8박(5박과 3박)이 된다. 즉 길고長 짧음短의 구조로 되어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3박 구조는 비교적 빠른 음악에서 나타나는 현상이고, 그 역사적 배경과 상위 구조에는 5박과 8박의 길고 짧음이 있는 것이다. 신라 시대에 발생한 처용무의 등장에는 3박에 오른발, 2박에 왼발을 딛는 춤사위가 있으나 매우 느린 동작이어서 관중들은 미처 그 비대칭을 느끼지 못한다. 대부분의 한국전통음악의 장단이란 독특한 리듬 구조가 반복되는 것도 이와 연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음악의 아름다움은 3박 구조와 5박 구조에 감추어져 있는 비대칭에서 찾을 수 있다.
곡선을 지닌 우리 가락
쌍봉사의 철감선사(798∼868) 부도 옥개석은 직선 추녀를 가졌고, 봉암사 지증대사(824∼882) 부도 옥개석은 곡선 추녀를 가졌다. 건축물에서 음악적인 특징과 아름다움을 추론한다면, 9세기 중후반에 전남에서는 직선의 음악이, 경상도에서는 곡선의 음악이 있었거나, 9세기 후반에 직선의 음악이 곡선의 음악으로 변화되기 시작하였던 것은 아닐까 상상해본다. 이러한 추론이 가능하다면 전통음악이 갖고 있는 곡선의 아름다움은 천 년을 이어오는 오랜 전통이라 할 수 있겠다.
글· 김우진 단국대학교 국악과 교수, 사단법인 한국국악학회 상임이사 사진· 국립국악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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