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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부심과 고집으로 지켜온 오백년 김영옥 지킴이와 해남 윤씨 녹우당綠雨當

왕토끼 (秋岩) 2011. 5. 2. 20:44

제목 자부심과 고집으로 지켜온 오백년 김영옥 지킴이와 해남 윤씨 녹우당綠雨當
작성자 문화재청
작성일 2011-04-15 조회수 95

 

단단한 고목의 뿌리를 닮은 종가의 역사

한국에서의 결혼생활로 중국에서 귀화해 김영옥이라는 이름 자보다는 중국댁으로 익숙하게 불리고 있는 김영옥 씨는 다시 해설사로 녹우당을 찾은 것이 오랜만이라면서 들뜬 목소리로 안내했다. 2002년부터 시작했던 문화관광해설사를 2009년에 마치고, 지금은 해양경찰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때마다 와서 녹우당에 찾아오신 분들께 해설을 하고 있어요. 2002, 한창 월드컵 열기가 뜨거울 중국에서 여행오신 분들을 대상으로 우리 문화재에 대한 해설을 하게 되면서 발을 들여놓았지요. 원래 역사에 관심이 많은 터였는데, 일을 계기로 문화재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특히 해남 윤씨 녹우당에 대한 역사를 중점적으로 공부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다른 해설사가 설명하는 것을 녹음해 무턱대고 외우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렇게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마음속에는 녹우당에 대한 진정한 흥미와 애정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지금, 김영옥 씨가 녹우당 이곳저곳을 돌며 감탄 어린 목소리로 맛깔스러운 이야기를 쏟아낼 있는 것은, 진정한 흥미와 애정으로 녹우당을 사랑했던 그녀이기에 가능하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굳건히 해남 땅을 지키고 있는 해남 윤씨 녹우당은 조선 중기 문인이자 시인, 정철의 가사와 더불어 조선 시가에 쌍벽을 이루는 고산 윤선도의 집이다. 또한 국보 240호로 지정된 윤두서의 자화상이 해남 윤씨 선조의 유물로 보관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화폭에 몸은 생략된 채로 얼굴만 그려져 있고, 터럭 세밀하게 묘사된 윤두서의 자화상은 우리나라 회화에서 보기 힘든 화법으로 사람들 눈에는 낯설지 않은 그림이다.

 

이야기처럼 흐르는 김영옥 씨의 말을 따라 해남 윤씨의 역사를 듣다보면, 오랜 세월 동안 종가의 유물, 시대의 문화유산을 이토록 온전하게 지켜냈다는 것에 경외심이 마음에서 솟는다. 대대로 이어져 오는 지혜와 자부심, 그리고 올곧은 고집을 보고 있노라면 녹우당이 단단한 고목의 뿌리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녹우, 봄비가 내리는 소리

녹우당은 덕음산 줄기가 감싸 안고 있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뒤로 천연기념물 241 비자나무 숲이 수려한 형국을 만들어낸다. 오래된 나무가 우거져 있는 이곳은, 푸를 녹과 우자를 쓰는 이름만큼 사시사철 봄비가 우수수 내리는 소리로 가득하다.

 

해남에서 이곳만큼 아름다운 문화유산이 있을까요? 알면 알수록 새롭고, 배울 점이 많은 곳이에요. 대대로 이어져 오던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세워진 고택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어느새 해남 윤씨의 깊고 넓은 세계관을 만나게 돼요. 언젠가 해양경찰을 그만두게 되면, 이곳으로 다시 돌아올 생각입니다.

인터뷰에 앞서 어초은 18 종손 윤형식 옹을 만나 짧게나마 담소를 나누었다. 선조의 문화유산을 굳건한 자부심과 고집으로 지켜낸 종손의 노력과 김영옥 씨의 애정이 맞물려, 우리 문화재가 후손들에게 온전히 전해질 있었음을 있었다.  

 

글 ㆍ박세란  사진ㆍ최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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