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좌절한 영혼, 일상적 괴로움의 반추反芻 유배지에서 보낸 이학규의 편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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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화재청 | ||
작성일 | 2011-06-14 | 조회수 | 145 |
유배지 삶의 고단함과 좌절의 정서
― 어떤 사람에게 보낸 편지〔答某人〕 이학규가 어느 지인知人에게 보낸 편지로 수신인을 밝혀 놓지 않았다. 유배지에서의 삶이 어떠한 지 눈에 선하다. 그는 척박한 곳에서 겪는 가난과 배고픔, 한 사발의 막걸리조차 제대로 마실 수 없는 곤궁한 처지를 자조적인 어투로 드러내 놓았다. 보리밥과 한 사발의 막걸리만 있어도 운치가 있고 행복하다는 언급은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야만 하는 유배객 이학규의 내면의 참모습 그대로다. 현재의 불우한 처지를 가슴 속에 담고 머나 먼 김해의 진솔한 생활모습이 손에 잡힐 듯 선하다. 흔히 조선조 사대부들은 자신이 겪는 생활상을 편지에 담을 경우 이를 긍정하거나,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시선으로 처리하는 것이 관례였다. 편지 역시 자신을 수양하고 인생을 성찰하는 도구로 생각하였기 때문에, 편지에서도 가난과 배고픔이 주는 고통을 쉽게 드러내려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학규는 유배지에서 겪는 참담한 일상과 말 못할 고통을 편지글에 고스란히 담아낸다. 그는 친지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유배지에서 겪는 궁핍함과 외로움이 주는 고통이 얼마나 인간의 영혼을 좌절시키며, 삶을 황폐화시키는 지 끊임없이 토로하였다. 유배지 일상의 반추反芻와 삶의 재발견 주린 배를 참고 타는 목마름을 참는 것은 우리들이 항상 겪는 일이구나. 잘 먹고 잘 입으면서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고, 가슴 속이 시커멓고 텅 비어 한 조각 의리義理를 지니지 못한 자들도 있단다. 조금이라도 식견을 가진 사람들은 그들을 대신해 부끄럽게 생각해야 되지 않겠느냐? 겉으로 보는 몸의 모양은 참으로 멋지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진실한 내면의 마음은 실로 텅 비어 있단다. 만약 네가 부지런히 노력하여 날마다 듣지 못한 것을 듣고, 날마다 알지 못하는 것을 공부해 알아간다면, 사흘에 밥 한 끼 만 먹는다 하더라도 그 진실한 마음만으로도 실로 배가 부를 것이다. 그러니 무엇을 슬퍼하겠느냐? ― 아들에게 준 편지〔與某人]
글ㆍ진재교 성균관대학교 한문교육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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