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국가기록물 유출'관련 작년7월 노前대통령이 이대통령에 보낸 항의 편지

왕토끼 (秋岩) 2009. 5. 29. 20:55

2008년 7월16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 앞으로 편지를 쓴다. 국가기록물을 유출했다며 전방위로 압박해오자 돌려주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서운한 감정도 표현했다. 당연한 권리조차도 보장해 주지않는데 대한 서운함이다. 편지 내용에 현 정부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노 前 대통령의 심경이 담겨 있는듯 하여 내용을 소개 한다.

 

* 다음은 편지 내용.

 

이명박 대통령님,  기록사본은 돌려드리겠습니다. 사리를 가지고 다투어 보고 싶었습니다.

법리를 가지고 다투어 볼 여지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열람권을 보장 받기 위하여 협상이라도 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버티었습니다.  모두 나의 지시로 비롯된 일이니 설사 법적 절차에 들어가더라도 내가 감당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퇴직한 비서관, 행정관7-8명을 고발 하겠다고 하는 마당이니 내가 어떻게 더 버티겠습니까?

 

내 지시를 따랐던, 힘없는 사람들이 어떤 고초를 당할지 알 수 없는 마당이니 더 버틸수가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모두 내가 지시해서 생겨난 일입니다. 나에게 책임을 묻되, 힘없는 실무자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일은  없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기록은 국가 기록원에 돌려 드리겠습니다.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는 문화 하나만큼은 전통을 확실히 세우겠다."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 먼저 꺼낸 말입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한 끝에 답으로 한 말이 아닙니다. 한 번도 아니고 만날 때마다 , 전화 할 때마다 거듭 다짐으로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에는 자존심이 좀 상하기도 했으나 진심으로 받아드리면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은근히 기대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 말씀을 믿고 저번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보도를 보고 비로소 알았다" 고 했습니다. 이때도 전직 대통령 문화를 말했습니다. 그리고 부속실장을 통해 연락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선처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한참을 기다려도 연락이 없어서 다시 전화를 드렸습니다. 이번에는 연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몇 차례를 미루고 미루고 하더니 결국 '담당 수석이 설명 드릴것이다' 라는 부속 실장의 전갈만 받았습니다.  우리쪽 수석비서관을 했던 사람이 담당 수석과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 해 보았지만 역시 통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중략>

 

이명박 대통령님, 가다듬고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기록을 보고 싶을 때마다 전직 대통령이 천리길을 달려 국가 기록원으로 가야 합니까? 그렇게 하는것이 정보화시대에 맞는 열람의 방법입니까?

이명박 대통령은 앞으로 그렇게 하실 것입니까?  <중략>

 

이명박 대통령님, 우리경제가 진짜 위기라는 글들은 읽고 계신지요? 참여정부 시절의 경제를 '파탄' 이라고 하던 사람들이 지금 이 위기를 어떻게 규정 하고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지금은 대통령의 참모들이 전직 대통령과 정치 게임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사실 정도는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저는 두려운 마음으로  이 싸움에서 물러섭니다. 하느님께서 큰 지혜를 내리시를 기원합니다.

 

2008년 7월16일 16대 대통령 노무현   * 이기사는 노 前대통령 국민장 5월29일자 신문에서 발췌함